‘AI역량검사’ 출시 4년…채용의 표준(Standard)이 되다
2018년 3월, 처음 AI역량검사가 출시되었을 때 채용 시장이 크게 들썩였다. 채용도구가 대중의 이목을 이렇게 크게 끌어낸 건 50년 채용 역사 상 처음이었다. 대중들이 초반에 관심을 가진 건 AI였다. AI기술이 취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고, 기계 앞에서 사람이 면접 답변을 하는 듯한 모습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을 흉내 낸 AI면접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AI역량검사가 실제 채용 실무에 적용되며 점차 기업과 학계는 AI가 아닌 ‘역량’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4년이 지난 현재 AI역량검사는 채용의 표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과역량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선발도구에 대한 정확성 검토 필요” 채용 과정에서 역량 평가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은 과거보다 채용도구의 정확성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 9월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100개 기업이 참석한 ‘채용 진단 워크샵’에서 인사담당자들은 “기존에 활용해오던 선발도구의 정확성이 낮다고 추측은 하지만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몰라서 기존 채용방식을 고수하는 오류를 반복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다스인 역량센터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295명의 인사담당자 중 약 76%에 달하는 223명의 인사담당자는 선발도구와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기업의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학계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진행된 경영학회에서 뉴로경영위원회 박지성 교수는 선발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학벌, 인적성, 영어점수, 자격증 등의 예측 타당도가 모두 0.11 이하로 밝혀진 연구결과를 공유한 바 있다. 미국 노동부는 채용 검사의 예측 타당도가 0.11 이하면 채용도구로 유용하지 않고, 0.35 이상인 경우 매우 유용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AI역량검사의 정확도는 0.51로 채용도구로써 유용하다고 제시하는 기준인 0.35를 훨씬 상회한다. 해당 정확도는 한양대, 일본 타마대, 와세다대, 텍사스 주립대 등 다양한 유관 전공 교수진으로부터 검수를 받은 객관성을 확보한 확보한 분석결과다. “AI역량검사가 성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이유, ‘문제-정답’ 아닌 ‘자극-반응’ 분석” AI역량검사는 정확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선발도구다. 다른 선발도구와 달리 애초에 성과역량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마이다스인 역량센터와 마이다스 자인연구소는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관장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에 대한 문헌조사로부터 ‘통합역량모델(NCT)’을 구축했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게임방식의 역량검사를 개발했다. AI역량검사의 게임방식은 기존의 오락과 같은 게임과는 구분된다. 채용도구에서는 자극을 주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적인 설계를 게임방식이라 일컫는다. 심리학, 생물학, 신경과학 등을 기반으로 검사가 구성되어 단순 지능이나 성격이 아닌 ‘역량’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원자의 무의식적 행동 및 수행 결과(문제 접근 방식, 의사 결정의 종류와 방향 등)를 분석해 역량을 측정하고 직무 수행에 필요한 인성 및 인지능력 보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나타나는 실제 반응을 측정해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행동/반응 특성을 관찰할 수 있어 더욱 정확한 역량평가가 가능하다. 게임 형식의 특성 상 응시자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고, 정답 자체가 결과에 반영되는 비율이 낮으며, 허위 혹은 과장된 응답으로 인한 정확도 감소도 방지할 수 있다. 게임방식의 측정 도구가 성과 예측에 적합하다는 근거는 과거부터 많이 연구되어 왔다. Higgins 등(Higgins, D. M., Peterson, J. B., Pihl, R. O., & Lee, A. G.2007)의 연구에 따르면, 전전두엽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인지과제(D-PFCA)의 결과는 실제 직무성과와 높은 상관을 보였으며, Bosco 등(Bosco, F., Allen, D. G., & Singh, K.2015)의 연구에서도 주의조절 역량과 직무성과와의 관련성을 3가지 게임 형식을 통해 측정했을 때, 게임방식이 지식과 상관없이 성과를 지속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게임방식의 역량검사는 보급 4년차인 현재, 구직자와 기업에게도 꽤 익숙해진 전형이 되었다. 정답을 외워 상대우위를 입증해내면 성과를 잘 낼 수 있다는 관성에서 많이 벗어나게 된 것 같다. “높은 정확도로 ‘기업 맞춤형 역량 기반 인재선발 모델 구축’ 활성화” 2022년 기준 AI역량검사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약 650곳에 달한다. AI역량검사를 직접적으로 도입하여 활용하는 기업 외에도 잡다(JOBDA)플랫폼을 통해 AI역량검사 결과를 보유한 인재를 추천받고 있는 기업을 포함하면 약 1천 개의 기업에 달한다. 최근에는 AI역량검사의 커스터마이징(결과 가중치 설정) 기능을 통해 기업 맞춤형 역량기반 인재선발 모델을 구축해 나가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AI역량검사는 각 기업의 인재상과 핵심가치 및 직무 별 특수성을 역량 별 가중치로 조절하여 반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지속적으로 개별 기업의 채용 정확도를 향상시켜 인사담당자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있다. 실제로 연구/개발 직무의 경우 커스터마이징 후 인재 선발 정확도가 약 21% 향상된 바 있다. GS리테일은 조직 혁신에 따른 인재상의 변화를 AI역량검사를 통해 즉시 채용에 반영하여 적합한 인재 선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닥터G 화장품으로 유명한 고운세상 코스메틱도 2019년 AI역량검사를 도입한 후 실제 인사평가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 후, 다시 채용과정에 해당 데이터를 반영하며 고운세상만의 인재상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가장 보수적이고 관성이 강한 HR시장에 혁신적인 채용도구가 자리잡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용자가 기존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올바르게 활용해 나가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리딩해야 했기 때문이다. AI역량검사는 뛰어난 성과예측 알고리즘과 강력한 측정 기술로 앞으로도 기업 채용의 표준을 넘어 미래 기업성장의 큰 동력이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ai역량검사 standard 현재 ai역량검사 채용 과정 기존 채용방식